[1986년 12월 선교사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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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12월 선교사 일지

1986년 12월 1일 월

[편지]

하퍼 부장님께.  안녕하십니까?  모두들 노심초사하던 충무 지부 대회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약 8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제 지부대회 말씀 중 스테이크 부장님이 차례가 되었을 때 충무의 관리선교사의 간증을 듣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갑자기 단에 서게 된 저는 무어라고 간증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다만 지부대회에 처음 방문한 사람과 구도자에게 간증을 전했고 가슴이 뜨거워짐을 경험했습니다.  충무에서 연말을 보낼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이 곳 회원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지도자들도 저희 선교사들을 여러가지로 도와주고 계십니다.

계획했던 회원 선교사 반은 스테이크 부장님이 승인하셨으므로 12월 초부터 시작 될 것입니다. 제가 교사로 봉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과정은 6주 과정으로 복음 교리 반과 15, 17반 회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회원들에게 선교사업의 정신을 불어넣어 충무지부에 선교의 열기가 가득하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선교부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성공사례 등)가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만일 있다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번 12월에 6명을 침례 주기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구도자들이 자꾸 바람을 피우고는 있지만 우리가 모든 노력과 성실을 다하여 신앙을 행사한다면 12월이 다 가기 전에 방편이 마련되리라고 믿습니다.  선교사업에 동반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그가 저의 신앙을 북돋아 주고 있고 제가 어려울 때 그가 저를 붙들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주님께서 우리를 더욱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이제는 부장님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고 수고하시는 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장님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저희들의 성공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12월 2일 화요일

우리 방으로 돌아와 유래수 장로님과 함께 16장 굳도다 그 기초를 부른 후에 내가 기도를 하였다.  기도하며 가슴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간절히 기도하고 경전(잠언)을 읽으며 채찍과 매 및 훈계의 필요성을 알았다.  멜기세덱 신권 개인 학습지도서를 보고 싶은 생각이 나서 지도서를 펼쳤다.  간증에 관한 말씀을 읽으며 아까 그러한 상황에서 간증을 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진실한 간증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

사람은 신뢰 받을 때 즐거워진다.  주님의 종이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이 기뻤다.  그렇다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보이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부탁할 때, 그들이 기뻐할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주님께서는 자신을 신뢰하고 의지할 것을 그의 자녀들에게 요구하신다.  그리고 그들이 주님께 신뢰와 신앙을 보였을 때 그분께서는 기뻐하신다.  전시회 판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마음이 즐거웠던 것은 신뢰 받았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었던가.

 

1986년 12월 7일 일요일  맑음

 저녁 늦게 까지 토론을 마치고 돌아오니 식사당번 장로가 만들어 놓은 금식일 전야 식사가 밥과 수우프였다.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꾹 참고 식사를 한 후 기도를 한다.  밤에 자기 전에 기도할 시간을 좀더 많이 갖기 위하여 거추장스러운 모든 일을 제해버렸다.  기도하며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마칠 때는 양쪽 귀가 윙-하는 강한 느낌과 함께 눈물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은 교회에서 회원 선교사 반이 있었다.  모임 전에 주님께 여쭙고 약속한 대로 주님께서 함께 해주셨다.  준비가 부족하여 중간중간 끊기는 점이 많았지만 대체로 잘 끝났다.  모두 15명 정도가 참석했다.  모임 후 임현선 자매가 소개해준 네 자매와 토론을 했다.  5번째 토론이었는데 별로 영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질문으로 그들의 문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의 문제-를 알아낼 수 있었고, 다음시간에는 토론이 아닌 이야기로 신앙을 심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부터 약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84년 12월 꿈에서 사탄의 존재를 느꼈던 것을 간증할 때 좋은 느낌을 받았다.  침례를 받을 자매들이라고 생각된다.

그 후 있었던 임 자매의 다른 친구와의 토론은 회원 들이 함께 참석하여, 그냥 군대 이야기만 재미있게 하고 끝났다.  저녁식사로 닭찜을 만들고 있다.  모범이 중요하다.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그들이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리라.  무너진 신앙의 탑을 다시 차근차근 쌓아 올리리라. 끝까지. 동반자가 회원들에게 몰몬경을 가르쳤다.  새로 나온 신학연구원 학생교재 종교 121-122과정을 통해 도움을 받아 훌륭한 공과를 가르쳤다.  요즘 많은 구도자가 생긴다.  회원들이 계속 구도자를 우리에게 소개해 준다.  주님의 도움을 느낄 수 있다.  오늘 주께서 나와 동반자를 축복해 주셨고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1986년 12월 8일 월

[편지]

하퍼 부장님께,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계획했던 대로 회원 선교사 반을 어제부터 시작했습니다.  어제 약 15명 정도의 회원들이 참여했고, 앞으로 6주간 회원들에게 선교사업의 기본 원리를 가르칠 작정입니다.  회원들이 조금씩 친구들을 저희 선교사에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는 충무지부에서 큰 결과가 나타나리라 생각됩니다.  한 주를 보내고 돌이켜 보면 즐겁게 하루를 마친 날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 달을 보내고 보면 역시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 한 주는 그 전 주에 비교할 때 조금 못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것 만이 기쁨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요?   신체적인 면과 재정적인 면에서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구도자들은 여럿 있지만 침례를 주려고 하니 모두 문제가 있군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계속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달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주님의 방법과 뜻대로 앞으로 나가야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12월 9일 화요일

  아침공부시간에 오늘 있을 두 번째 토론을 위해 준비한다.  복음전도 책에서 그리스도의 속죄에 대해 큰 활자를 통해 읽으며, 우리의 모범이 되시는 완전하신 분, 지상에 살았던 가장 이상적인 모범이 되는 분, 고결성의 최대의 모범, 하나님과 같은 성품, 완전한 사랑, 우리의 구속주, 우리의 구세주, 영원한 아버지와 아들, 빛과 생명과 길 등에 대해 공부했다.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 교회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선언했다.  몰몬경은 아들의 사명과 구속에 대해 증거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이 교회는 하나님의 참된 교회이다.

 특별히 어제 동반자 모임에서 결의한대로, 구도자와 teaching전에 친절하고 사랑이 넘치는 대화로 시작했을 때 주님의 영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가르치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지만 웃음과 즐거움으로 토론을 마쳤다는 것은 영을 받은 것이 아닐까?  저녁에 street board에서 꾸준히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일요일에 있을 회원 선교사 반을 준비하며 하늘의 도움을 느꼈다.  두 시간의 준비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기도했고, 준비를 마친 후에 감사 기도를 했다.  모범과 우정을 나누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공과는 계속 준비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1986년 12월 10일  수요일  맑음

 주님께서 우리 충무 district을 크게 축복해 주셨음을 알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며 버스 안에서 나의 의무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주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은 나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의의표준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이다.  선교사업을 통해 나는 부드러움과 강함, 의지력과 용기 등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제 오늘은 내가 이러한 상황들에서 나의 성품과 인격을 단련시키고, 주님께서 지니신 것과 같은 사랑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구 형제여 용기를 지니라.  담대 하라.

동반자가 구도자에게 확인전화를 한다.  덕분에 저녁에 돌아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많다.  훌륭한 한국인 동반자는 나를 도와주며 신앙을 북돋아 준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리라. 

 

1986년 12월 12일 금요일  맑음

동반자와 함께 오전준비를 마치고 우체국에 가니 나에게 편지가 네 통이나 왔다.  선교사업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사게 되다니!  -편지가 세 통 이상 오면 다른 장로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는 것이 우리 House의 규칙이다.-  이정재 자매로부터 카드와 사진을, 정형일 형제로부터 카드, 김해광 형제로부터 편지- 동생 수진이가 지난 10월 29일 침례를 받았다.  그리고 선교부로부터 22일 있을 Christmas conference 아침 한국선교사를 위한 토론공부시간에, 내가 30분 동안 세 번째 토론을 가르쳐 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교회에서 약속을 기다리며 구도자를 가르치는 방을 청소했다.  깨끗이 했을 때 주님의 영이 함께 해 주시리라는 결과를 기대하며- 약속은 바람을 맞았다.  2시 약속에 나가기 전에 몇 가지를 준비했다.  여러 가지 복음질문에 대한 효과적인 답을 카드에 적었다.  오늘 아침 pass off할 때 일부다처에 대한 답변을 동반자와 함께 연습했다.

네 자매를 만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친구나 다른 책자를 통해 그들이 품고 있었던 여러 가지 질문들 요셉 스미스, 원죄, 몰몬경, 일부다처제 실시, 십자가 -을 답변했다.  네 자매 중 김귀숙 자매가 특별히 관심이 있다.  우리가 나누어준 소책자를 모두 읽었고 그것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한다.  그들에게 회개에 대한 나의 간증을 전했다.  회개와 용서에 대한 나의 신앙을 이야기했고 간증하며 뜨거움에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그 후 동반자가 침례에 대해 권유했고 김귀숙 자매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다른 자매들도 계속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결국 주께서 함께 해주셨다.  그러나 한편으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  구도자들의 몇 가지 단순한 의문에 대해 조차 제대로 답변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복음의 단순한 주제와 질문에 당황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계속적인 준비만이 많은 구도자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열쇠이리라.

제가 왜 더 이상 증진할 수 없습니까?  그것은 네가 세상적인 것을 추구하며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제가 추구한 세상적인 것이 무엇입니까?  너의 주변에서 보이는 부족한 것을 고치지 않고 개선하지 않고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방관하고 있는 것, 의복, 기타 물건에 대한 욕망, 명예욕 등이니라.

그럼 제가 어떻게 그러한 것들을 버릴 수 있습니까?  먼저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하여 그것을 고치라. 개선하라. 탐심 모든 탐욕을 버리라.  그대의 생각을 순수하고 깨끗한 예지로 가득 채우라.  그러면 주님의 영이 늘 그 그대와 함께 강하게 증거하시리라. 

제가 어떻게 사랑을 지닐 수 있습니까?  웃어라.  친절과 깨끗한 태도와 봉사를 그대의 몸에 배이도록 노력하라.  그대의 혀를 제어하라.  세 번 생각 하고 말하라.  그리하면 그대가 가르칠 때 그대의 모든 말에 일일이 증거해 주실 것이요, 그대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리라.  그것이 곧 사랑이니라.

 

1986년 12월 14일 일요일  흐리고 비

  문간에서 기도하고 나가는데 무엇인가가 우리를 억누르고 있고 감시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극복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성찬식이 시작 되었다.  정미희 자매가 말씀을 하려다가 회개에 대해 간증을 하며 눈물을 짓고 내려갔다. 그 후 지부장단 2보좌로 봉사하고 있는 이용석 형제님이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지으며 간증을 한다.  그의 겸손한 태도와 말씨에서 주님의 영을 느낄 수 있었다.  모세나 에녹과 같은 위대한 선지자들이 말을 더디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과, 오늘 이용석 형제님의 더듬거리는 말씨에서 같은 느낌을 받는다.  주님께서 그에게 허락하신 연약함이리라. 

회원 선교사 반은 훌륭히 끝났다.  정성 들여 준비한 공과를 힘있게 발표했다.  결론을 내리고 그리스도에 대해 막 간증을 하려는데, 활동실 천장에 붙어있던 화재경보기가 갑자기 떨어져 탁구대위에서 !! 하는 큰소리를 낸다.  모두 놀란 표정으로 천장을 쳐다보며 웅성 이는 바람에 준비했던 간증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지부대회 때(11월30일) 최부장님이 말씀 후에 들어가시면서 마이크를 떨어뜨려 고장을 내시었던 일이 기억난다.  그 후 단에 서셨던 stake부장님이 말씀하며 무척 어려워하시는 것을 -육성으로 이야기 해야 했고 영을 느끼시기가 어려웠었나 보다- 보았다.  그리고 오늘 나의 공과가 끝나고 천정에서 화재경보기가 떨어지는 바람에 마지막 마무리가 조금 어색했다.  두 사건 사이에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왜일까?  왜 주님께서 말씀을 통해 주님을 증거하는 그분의 종들을 제지하시는 것일까?

집에 돌아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고, 일요일 오후인 오늘 축복문을 읽고 복음공부를 분할하고 주례보고서를 써야겠다고 작성했다.  복음공부 분할과 보고서 작성이 끝난 뒤 자리에 누워 편안한 자세로 축복문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잠을 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두 시간 동안 꿀같이 단 낮잠을 잤다.  일어나 일지를 적으며 왜 오늘 잠을 자야만 하도록 나의 육신이 변화했고 잠을 잤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오늘밤 주님께서 지난번처럼 계시로 기도의 응답을 주시려는 것일까?

동반자가 회원들에게 몰몬경을 가르쳤다.  앨마서 17, 18장에 담겨있는 암몬의 선교사업에 대해 흥미로운 공과를 들었다.  공과 도중에 000, 000형제가 왔다.  0형제에게 인생의 목적과 계보 사업, 삶의 의미 등에 관하여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권유했다.  주님의 영을 느낄 수 있었으나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복음을 듣기를 망설이는 그들의 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읽을 수 있었다.  암몬이 라모나이 왕의 마음 속의 생각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그들의 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성찬을 취하였고 주님의 영이 함께 해 주시리라는 약속과 증거를 받았기 때문일까?  아무튼 영을 느끼기 시작한다.  저녁을 마무리 짓는 동반자와의 기도 후에 즐거운 느낌이 오며 마음이 평온해 진다.

어리석은 저희들의 허물과 죄를 기억 치 마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당신의 뜻을 저에게 보이시옵소서.

당신을 뵙고 싶사오며 위안과 위로를 받고자 하나이다.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고쳐주시옵소서.

진정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저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소서.

당신 아들의 속죄를 통해 저를 씻어주소서.

사랑이 가슴에 가득하게 해 주소서.

그것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나이다.

그 사랑으로 선교사업을 행하게 해 주소서.

모든 훌륭한 신앙의 선조들의 모범을 닮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다른 이에게는 모범을, 당신 앞에서는 충실함을, 동반자에게는 사랑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육신의 연약함을 극복하고 이길 수 있게 해 주소서.

당신 곁에 가까이 가고자 원하나이다.

저의 영혼의 소망을 들어주소서.

 

1986년 12월 15일 월

[편지]

하퍼 부장님께.  안녕히 지내셨습니까?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이 되고 보면 또 새로운 한 주가 우리들의 앞에 기다리고 있음을 봅니다.  D. L.로서 District 모임을 준비하고, 매주 있는 선교협의 모임준비, 일요일에 가르치고 있는 회원선교사반 공과 준비, 동반자 모임, 12월 22일에 있을 한국인 선교사들을 위한 토론 공부 시간에 제가 맡은 (3) 토론 준비 등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모임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전을 읽고 선교사 복음 공부 프로그램, 전도활동 등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함을 느낍니다.  1분 1초도 그냥 보낼 수 없이 바쁘기만 합니다.  주님의 시간을 낭비할 수 없음을 느낍니다.

충무 House는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인가 봅니다.  선교부의 새로운 표준이 빨리 작성되어 모든 선교사에게 배부되기를 기다립니다. 훌륭한 X-MAS 선물로 주님과 부장님께 보답하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12월 17일  수요일  맑음

  Open후 경전을 읽고 복음공부 프로그램에 따라 복음서적을 읽은 후, 금식에 대해 읽고, 복음 전도를 읽고, 선교사에게 주는 죠셉 F. 스미스 대관장님의 말씀 -복음교리-을 읽은 후, 돌아오는  22일 있을 3토론 가르침을 준비하고 계획했다.  아침 공부시간이 점점 더 효율적으로 활용되어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도하며 한명의 구도자도 찾을 수 없었다.  많이 돌아다녔고 서있었다.  다리가 아프다.  선교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과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지 않으면 한 사람의 구도자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Street board를 하며 '하나님은 사람이 지닌 신앙을 보시고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게 역사하신다'는 성구가 생각이 났다.  요즘 구도자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나의 신앙이 그만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좀더 준비하고 신앙의 탑을 선행으로 충실히 쌓아 올려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금식을 시작했다. 좀더 잘 준비된 선교사가 될 것을 다짐한다.  나의 성품과 자제심을 발전시키리라.  오늘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날이다.  요즘 건강은 최선의 상태이다.

 

1986년 12월 18일  목요일  비 온후 개임

   금식을 한 날이다.  아침에 마음이 몹시 어두워짐을 느껴 간절히 기도하였다.  기도하는 중에 오늘 계획했던 청소와 확인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청소를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며 깊이 생각했다.  밖으로는 신앙심이 있고 심지어는 좋은 일까지 하면서도 사랑을 갖지 않는 일이 가능한가?  요즘 내가 겪고 있는 마음의 상태가 이러한 것이 아닐까? 선행, 즉 청소와 봉사를 하면서도 다른 장로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눈곱만치도 없으니 이것이 위선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자신과 하나님에 대하여 진실하지 않을 바에는 살 필요가 없습니다. 링컨이 한말이다.  그가 한 또 다른 말 중에는 나는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진실하고자 합니다.  나는 과연 충실하게 생활하였는가?  나의 표준에 충실하게 생활하는 것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깊이 생각한 끝에 내가 모범을 보이지 않고 다른 이들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복장을 더욱 단정하게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District모임이 있기 전에 기도하려 했으나, 무턱대고 무릎을 꿇는 것보다 깊이 생각해야겠기에 잠시 무엇을 위해 기도할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D.M이 시작되었고 내가 개회기도를 시작했다.  기도하자마자 주님의 영이 함께 하시는 것을 느꼈다.  모임은 즐겁게 끝났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간증을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반자는 토론을 가르칠 때 경전을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경전의 이면에 있는 깊은 사상까지 전하려 하는 바람에 맥이 끊어지는 것을 관찰해 볼 수가 있다.  이야기를 하면 그가 실망할까봐 저녁 평가시간인 조금 전에 그에게 이야기 했다.  오늘도 크게 배운 하루이다.  이 금식이 나에게 자제심과 아울러 사랑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마음의 밭갈이가 되기를 바란다.

 

1986년 12월 19일 금요일  추움.

 저녁에 집에 돌아와 평가모임을 가지면서 우리 사이의 문제 -동반자문제-를 이야기 했다.  그 동안 나의 마음을 언짢게 했던 사소한 문제들로 이야기를 꺼내었으나 결국 근본적인 문제가 거론되었다.  선교사업 선, 후임간의 관계, 전도에 있어서의 시간사용, 일의 결정문제, 서로간의 대화와 미소, 기분 등을 심각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해결책을 제시하고 받아들였지만 충만한 만족감과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인내했어야 되지 않았을까?  괜히 말을 꺼내어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이나 아닌지!  서로간에 자신의 가족과 배경 등을 이야기 하기로 했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일로 나의 생활에 큰 변화가 이룩될 수 있을지.....

 

1986년 12월 20일  토요일  맑음

  경전을 읽고 난 후 기도하는 것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이며 시간이다.  복음 전도 책 156p 의 벤슨대 관장님의 말씀 반대극복의 12가지 열쇠를 읽으며 영감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멜기세덱 신권 지도서 중 기도에 대한 말씀을 읽었고, 오늘 가르칠 두 번째 토론에 대비해서 신앙, 회개, 침례에 대한 복음원리를 공부했다.

접견이 시작되었다.  김점자 자매, 김귀숙, 김말숙 자매는 모두 무사통과 되었으나, 정미향 자매가 통과 되지 않았다.  슈워츠 장로가 접견을 했는데 몰몬경의 진실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 자매가 시무룩하다가 아파트에 와서 용서가 낳는 기적 책을 받아가지고 가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충무지부는 회원들이 몹시 친절하고 유순하다.  모두 착하고 신앙이 훌륭한 형제 자매들이다.  참으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고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은 포근함을 느낀다.  집에 돌아와 보고서와 일지를 쓰는 지금 이 시간, 아침과는 대조적으로 마음이 평온하다.  주님께서 함께 해 주셨기 때문이다.  이현주 장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충무가 좋다.  비록 동반자와도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주님의 손길과 축복을 느낄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접견이 통과되지 않은 것도 주님의 뜻이다.  사실 가르치면서 정 자매에게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나 그냥 접견으로 인도했다.  결국 문제를 해결치 않고 서두른 셈인 것이다.

 

1986년 12월 21일  일요일 맑음.

  어제 접견을 통과하지 못했던 정미향 자매와 만나 회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성신을 통한 변화에 대해 간증할 때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야기 하는 중에 정 자매는 계속 울고 있었다. 마음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노력하라고 이야기 했다.  이야기가 끝나니 김귀숙 자매 -훌륭히 준비되었고 접견도 무사히 통과했던-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문제인즉 어머님이 오늘 마지막으로 교회에 나가라고 하셨단다.  그러나 실제 문제는 어머님의 반대가 아니라 자신의 확신이라 한다.  그래서 기도해 보았느냐고 기도하는 생활을 하고 있느냐 물으니 하지 않았다 한다.

아!  이 얼마나 큰 실수인가 침례를 받기까지 토론하면서 접견까지 마치면서, 아직 그들에게 기도하는 방법도 가르치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기도할 줄 모르고 사람들이 어떻게 회개하며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겠는가!  그러고 보니 내가 침례 받기 전이 생각난다.  침례 받기 전 기도라고는 해 본적이 없는 내가, 어떻게 침례 받고 나서부터 꾸준히 기도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을까?  나에게 그렇게 계속 기도하라고 영향을 준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에게 복음을 가르쳐준 선교사들이 나에게 기도하라고 권유했었을까?  인간에게 변화를 주는 힘은 성령, 성신의 권세로서 오게 되는 것인가?  선교사는 사람들이 성신의 권세로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도구에 불과한 것인가?  나 자신이 변화에 동의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없다. 

내일 가르칠 3토론을 위해 집에 돌아와 준비를 시작한다.  그 모임을 부탁 받은 날부터 기도할 때마다 그것을 위해 간구했고, 그것을 오늘 정리하고자 계획했던 것이다.  먼저 골방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이 준비가 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당신의 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주시며, 제가 비록 잘 준비하더라도 내일 가르치는 날 잘 준비되지 못한다면 아주 소용이 없으며, 비록 오늘 잘 준비하고 내일 잘 가르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였다.  준비하며 하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있었다.  준비한 원고를 다시 점검하며 꼭 필요한 것들만 선택하여 정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순서가 잘 맞았다는 것을 - 너무나 우연하게도 발견했다.  그리고 놀랐다.  준비한 내용 중에는

주님의 섭리를 이해하고 그 섭리로 우리를 축복해 주시기를 간구한다면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것입니다.  그때 그 기도는 주님께서 받으신 것이며 기도하는 순간부터 하늘은 우리를 위해 그 기도의 응답을 준비할 것입니다.

1. 모든 선교사는 매일 시간을 내서 효과적으로 복음의 원리와 교회의 신학에 대해 연구하고, 기도하는 자세로 깊이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읽고 반성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2. 기도하는 마음과 면밀한 연구로써 복음의 원리를 배웠으면 겸손한 마음과 짧고 명료한 말로, 허식이나 자만심이나 과장됨이 없이 그리스도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인간에게 전해야 합니다.  

3. 기도하는 마음과 겸손한 자세를 지니며 온화함과 친절함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십시오, 낙담하지 말며 극복될 때까지 계속 전진하십시오.  (조셉 F. 스미스 복음교리 중에서)

만약 인간의 자녀가 해야 할 모든 의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별해야 한다면, 나는 우리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즉 하나님에게서 우리 영혼에게 전해오는 의사소통의 길이 열릴 때까지,  우리 하나님인 주님께 구하여야 하는 의무를 첫째가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놓겠습니다.  (브리감 영 대관장님 말씀 중에서)

어떤 언어학자가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전하거나 이해시키고자 할 때, 말로는 다만 7% 만큼을 전할 수 있고, 우리의 억양, 음의 높낮이, 말씨, 얼굴 표정 등에서 38% 를 전하며, 우리의 복장, 손짓, 발짓, 태도, 자세 등에서 55% 를 전하게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발소에서 이발하며 라디오에서 들었다.)

 

1986년 12월 23일  화요일  맑음

어제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분주히 샤워와 복장착용 간단한 식사 -시리얼- 등을 마친 후에 충무 발 동래 행 6:10분 차를 탔다.  본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와있다. 아래층 온천와드 예배당으로 자리를 옮겼고 토론이 시작되었다.

나정수 장로가 1토론을 맡았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장로가 사진을 찍느라 주의를 분산시킨다.  이광열 장로가 2토론을 맡았다.  그 동안에도 많은 선교사들이 들락날락하고 있다.  마음속으로 기도하였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었다.  준비한 원고대로 전하며 때때로 막히기도 했지만 주님의 영이 함께 해 주셨다.  4토론을 김태순 자매가 맡았다.  많은 성구를 암기하며 체계적으로 구원의 계획을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준비된 선교사라는 것을 느꼈다.  5토론은 최익성 장로가 맡았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토론을 전하며 구도자에게 침례를 강조하다가 5토론에서 결단을 내린다고 한다.  아주 훌륭한 토론이 되었다.  훌륭한 간증으로 다른 사람을 압도해 버렸다.  6토론은 이현주 장로가 맡았다.  그 특유의 어법으로 조리 있게 6토론의 특징을 이야기 해 주었다. 

가르친 후 이광열 장로가 모든 장로자매들에게 2분 30초씩의 간증시간을 주었다.   간증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모두들 훌륭한 간증인지라 시간이 over된다.  나의 차례가 되었다.  밤잠을 자지 않고 읽은 몰몬경과 예수그리스도를 알게 된 경위를 이야기 했다.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린 것 같다.

몰몬경 앞에 붙이는 나의 간증은 다음과 같다.

몰몬경은 분명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정확한 진리가 담겨있는 책이며 우리를 선으로 인도하는 훌륭한 책입니다.  저희들은 이 책을 통하여 큰 기쁨을 느꼈으며 이 책의 말씀대로 생활하며 노력하는 가운데 주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을 맛보아 알게 되었으며,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는 간증을 얻었습니다.  참된 진리를 알고자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을 읽고 기도할 때 성신이 이 책의 진실됨을 마음속에 증거해 주실 것입니다.  무궁한 발전과 함께 주님의 사랑이 충만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구승훈 선교사 드림.

몰몬경 앞의 간증을 새로 작성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몰몬경을 읽기 전에 저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 본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읽어감에 따라 저는 제가 하나님의 선하신 율법을 많이 범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그것으로 인해 마음에 큰 고통을 느꼈습니다.  몰몬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저의 마음을 마치 날카로운 창으로 찌르며 칼로 베어내는 것 같이 여겨졌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몰몬경은 저에게 커다란 고통을 가져다 주었지만, 주님을 따르는 자에게 허가하시는 용서와 화평을 얻을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하여 저는 하나님께서 살아계심과 그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바로 저와 온 인류를 위해 죽임을 당하신 구세주요 구속주 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매우 사랑합니다.  여러분께 이 책을 드립니다.  모로나이서 10장 4절의 말씀대로 이 책을 읽고 기도할 때 성신을 통해 이 책의 진실됨을 스스로 아시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편지]

하퍼 부장님께.  안녕하십니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위해 많은 준비로 저희 선교사에게 즐거움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어제 부산에 가보니 부산이 충무보다 더 춥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제 대회를 마치며 본 영화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정신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텔에 앉아 음식을 먹기는 처음이라 좀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재미 있었습니다.  86년의 마지막 달도 거의 다 보내면서 주님께서 우리들을 크게 축복해 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부장님께서 저희들에게 선교사업의 원리에 순종해야만 한다고 강요하시지 않았듯이, 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한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선교사업을 하면서 주님께서 저에게 요구하시는 인내가 얼마인지, 어느 정도인지 정말로 참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억을 돌이켜 보면 그것을 견디었을 때 큰 축복이 뒤따르게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내심이 바닥난 것처럼 느껴지며 절망의 맨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것은 왜 일까요?  해군 생활 3년 동안 조금만 참자 곧 자유로운 날이 올 것이다. 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견디었었지만 지나간 1년의 선교사업 기간에 비하면 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저와 저의 동반자, 우리의 District, Zone, 선교부를 축복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부장님과 가족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기원하며 87년에는 부산 선교부의 도약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12월 24일  수요일

 침례식이 시작되었고 무사히 끝났다.  그 후 Christmas 특별모임이 있었다.  준비를 열심히 했던 연극이 아주 재미있었다.  다과를 간단히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연극은 사랑을 주제로 한 것 이었다.  천사의 말을 전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과 같다.  마음이 울적했다.  왜 내가 이렇게도 사랑이 부족한가!  충만한 기쁨은 사랑이 함께할 때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주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복을 모두 세어 보았다.  사랑의 열매인가, 신앙의 열매인가. 가장 큰 만족감을 준 것은 사랑이 함께 할 때였지 않은가?  자신의 마음속을 비추어 보았을 때 텅 빈 마음을 보는 것은 견디기가 어렵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가.  결국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공허함을 느낀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나의 주님께서 행하신 모범을 보고 싶다.  그 분을 따르려는 중도에서 자신의 연약함과 사랑의 부족함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지금,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아 나아가고자 한다.  주여!  저의 인도자, 빛이 되어 주소서!

 

1986년 12월 25일  목요일  맑음

주변을 약간 정리했다.  방금 이현주 장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동소식이다. 동반자인 유래수 장로님이 선임이 되어 Wilson 장로를 co-senior로 받게 되었다. 나는 부산 광안 와드로 간다.  앨브릭슨 장로 -밀양 D.L인-와 co-senior가 되어 새로운 부산 Zone의 leader가 되었다.  전화를 받으며 가슴이 심히 떨렸다.  아침부터 몹시 울적한 기분이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  사탄이 이러한 것을 미리 알고 나의 주변에 그의 세력을 뻗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공부하는 시간에 교리와 성약 121편의 신권소유자에게 주시는 주님의 계시를 읽은 것은 오늘 이동소식과 무관할까?  주변을 정리 -책상, 책, 서랍 등-하며 보낸 것도 우연이었을까?  내가 주님의 눈에 들어 높이 들리 우려 하는 것은 왜일까?  세상에 나보다 더 부족한자가 또 있을까?

이동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나처럼 사랑이 부족한자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였다.  신앙만으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충무에서 자유의지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배웠다. 포항을 떠날 때 생각지도 않았던 이동소식에 놀랐었고, 목포를 떠날 때는 마침 선교부가 갈라지는 터이라 얼마의 희망과 기대가 없지는 않았었다.  구미에서 두 달 만에 D.L의 부름을 받고 놀랐고, 이제 이곳 충무에서 이동소식을 받고 보니 그 어느 이동 때와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이번 이동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고 뜻밖의 소식이라 몹시 놀랐다. 

이곳에서 회원들과 정이 들며 많은 것을 느꼈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  회원 선교사 반을 준비하며 많은 것을 또 배웠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는데....  

이 중요한 교훈을 잊지 말자.  우리의 죄를 숨기려 하지 말자.  항상 겸손한 자가 되자.  무엇보다도 주님의 왕국을 구하며 인간이 아닌 주님의 승인을 받고자 노력하자.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니자.  이것이 택함의 열쇠 이리라. 

지난 Christmas 대회 때 모든 선교사들 앞에서 내가 한 간증은, 몰몬경의 참됨과 나의 구속주의 살아계심과 동반자와의 관계가 비록 나쁘지만 내가 얼마나 그것을 애통해 하고 있으며 슬퍼하고 있는 지와, 내가 일생일대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곧 용서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 흠 없고 깨끗한 자로 서게 되는 것- 와 사랑 -그리스도께서 지니신 것과 같은 사랑-을 지니는 것,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얻기 위해 그 어느 것도 보지 않겠고 듣지 않겠으며 만지지 않겠다는 것과, 그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나의 목숨까지도 바칠 것을 간증하였다.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영이 급속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어 간증을 마쳤었다. 

 

1986년 12월 28일  일요일

  대부분의 새로운 Zoney들이 첫 간증모임에서 선교사들에게 약속을 한다.  여러분이 충실하고 규칙에 순종한다면 여러분은 침례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겠다.  나는 동반자와 함께 하나님께 약속한 것을 그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제가 지난해 말까지 헌신하고 봉사한 것보다 더 열심히 주님을 구하고 찾고 사랑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세운 이 침례목표를 달성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한 달 뒤에 우리를 평가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충실하고자 성실히 노력하는 자에게 주시는 축복을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그 뒤에 저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할 것 입니다.  나를 따르라고.....  

1.  이론적으로 전문가가 되어야 함

2.  지침서 숙지, 경전

3.  인간의 심리탐구

4.  기술 개발

5.  열성 (긍정적인 사고방식)

이상 다섯 가지 사항에 충실 해야 한다.

 

1986년 12월 29일  월요일

 충무에 처음 와서 아무 아는 사람도 없고 낯설기만 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이제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이곳을 떠나자니 발길이 잘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지금 나의 마음상태는?  평온하기만 하다.  만족스럽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환경과 모험에 약간 두렵기도 하다.  엄밀히 말해서 두렵다기 보다는 가슴이 설렌다

[편지]

하퍼 부장님께, 안녕하십니까?  충무에서 오래 있을 줄로 알았는데 떠나게 되니 섭섭한 마음입니다.  갑자기 예상치 않았던 부름에 매우 놀랐습니다.  저는 이동 갈 때마다 항상 놀라는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보다 신뢰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더 행복합니다.  이 곳 충무에서 저는 행복했고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충무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지역입니다.  제가 봉사했던 어느 지역보다도 훌륭한 지역이었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D.L.로 봉사하는 동안 저는 왜 과거의 예언자들이 항상 사람들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받아왔는가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기간은 저에게 인간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기간이었고 자유의지가 얼마나 소중한 권리인지를 뼈저리도록 느끼게 해 준 기간이었습니다.

다른 어떠한 부름보다도 제가 선교사라는 사실이 저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이 부름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 위하여 주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부름에 충실할 때 주님께서 저의 모든 연약함과 죄를 깨끗이 씻어주시며 발전하도록 해주실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이 부름을 따를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의 영광이나 인간의 칭찬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과 그분으로부터 오는 신뢰감을 위해서 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의 것으로 만들겠습니다.  귀환 할 때 제가 꼭 가져가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어진 능력과 시간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혜를 얻기 위해 간구할 것입니다.  이 복음이 저에게 가져다 준 모든 깨달음과 예지와 축복에 대해 저의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새해 모든 소원을 성취하시기를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12월 30일  화요일

드디어 나의 이동 날이다. 버스터미널로 갔다.  30분 전이라 양길숙 자매만이 와있다.  본부에 전화한 후 버스 안에 짐을 올려놓았다.  갑자기 형제 자매들이 10여명이 몰려와 편지와 선물 보따리를 안겨준다.  벙벙하다.  지난번에 침례 받은 김점자 자매가 다가와 선물을 주며 선교사님과 함께 해의 왕국에서 만나 함께 웃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선물을 풀어보니 가죽으로 된 장갑 한 켤레이다.  동래로 오는 버스에서 선물을 풀며 편지를 읽었다. 

앨브릭슨 장로는 아주 훌륭한 장로이다.  이제부터 신앙의 일을 시작하리라.  주변을 정리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일 것이다.  주여,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의 방법대로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뜻대로 저를 써 주옵소서.  아멘.

[1987년 12월, 부산 선교부 한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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